차르르 자갈을 굴리는 물결, 집채만한 파도, 거기에 맞닿은 하늘, 산소를 뿜어대는 이파리가 있다. 가히 푸르름이 세상을 삼켜버렸다고 말할만 하다. 때로 푸른 것들은 아주 어려서 세상의 먹을 것들이 색을 갖추기 이전에서 또는 아직 엄마의 손길로 씻기는 아이의 엉덩짝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때로 아주 파란 것들은 불이 가장 뜨거울 때의 색깔이기도 하다. 그러나 세상에 대한 푸름의 포부는 아이가 성장하며 포기하는 것들만큼 덧없는 것일 수 있다. 푸르른 지구는 우리가 눈에 담는 모든 것을 품고 있지만, 광활한 우주, 그 적막한 공간에선 창백한 푸른 점에 불과하다.
푸름, 때때로 파랗다고 말하기도 하는 색은 한없이 푸르를 수도 있고 위태롭게 꺼져가는 파리한 빛일 수도 있을 것이다.
'쓰다 > 짧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성난 파도와 초콜릿 (0) | 2021.06.28 |
|---|---|
| 어떤 꿈을 꾸었니? (0) | 2021.06.28 |
| 잠시, 봄 (0) | 2021.06.28 |
| 예민한 사람들에게 보내는 짧막한 처세술 (0) | 2021.06.28 |
| 진주목걸이 (0) | 2021.06.28 |